2026. 7. 12. 00:47ㆍ시즌 2 | AI 도구와 실험

지난 편에서는 Perplexity와 ChatGPT 검색을 나란히 굴려보면서 두 도구의 성격 차이를 짚어봤습니다. 그 흐름 속에서 저는 살짝 다른 궁금증이 하나 생겼습니다.
"AI가 답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코드까지 짜주는 시대라는데, 그럼 그런 도구는 개발자만 써야 하는 걸까?"
이번 편의 주인공은 요즘 개발자들 사이에서 부쩍 자주 등장하는 이름, Cursor입니다. Visual Studio Code(VSCode)라는 개발자 코드 편집기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AI 코드 편집기입니다. 저는 처음 이 이름을 들었을 때 "저건 개발자용이니 나랑은 상관없다"고 넘겼습니다. 그런데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비전공자도 이걸로 뭔가 만들더라"는 얘기가 반복적으로 들리기 시작하니, 결국 저도 열어보게 됐습니다.
오늘은 그 후기입니다.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Cursor는 AI가 코드를 이해하고 편집을 도와주는, VSCode 위에 만들어진 코드 편집기입니다.
여기서 두 가지 포인트가 있습니다.
- 첫째, VSCode 기반입니다. 즉 개발자에게 익숙한 편집기의 UI와 기능을 그대로 쓸 수 있습니다. VSCode의 확장 프로그램, 설정, 단축키가 대부분 그대로 통합니다
- 둘째, AI가 통합되어 있습니다. ChatGPT처럼 별도 창을 열어 대화할 필요 없이, 편집기 안에서 곧바로 AI에게 코드 편집을 부탁할 수 있습니다
이 조합이 만드는 경험이 예상보다 강력합니다. 그 이유는 뒤에서 자세히 풀어보겠습니다.
🎬 비전공자인 제가 처음 열었을 때
저는 개발자가 아닙니다. 시즌 1에서 다뤘던 것처럼, 저는 Technical Writer로 일하면서 개발 문서를 다루긴 하지만 실제 코드를 프로젝트 단위로 짜본 적은 없습니다.
그런 제가 Cursor를 처음 열었을 때 세 가지가 놀라웠습니다.
첫째, 편집기가 낯설지 않았습니다.
VSCode를 아예 안 써본 저였는데도, 열자마자 "메모장 좀 예쁘게 만든 것 같네"라는 인상이 먼저 왔습니다. 왼쪽에 파일 목록, 가운데에 편집 영역, 아래에 터미널. 이 구조는 요즘 어지간한 텍스트 편집기의 기본 형태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둘째, "무엇을 해달라"고 말로 하면 됩니다.
Ctrl+K(맥은 Cmd+K)를 누르면 대화창이 뜹니다. 여기에 자연어로 "이 파일을 읽고 요약 스크립트 하나 만들어줘"라고 부탁하면, Cursor가 실제 파일을 만들고 코드를 채워 넣습니다. 저는 이 순간 "아, 이건 개발자만의 도구가 아닐 수 있겠구나"라고 처음 느꼈습니다.
셋째, 코드를 몰라도 첫 결과물까지 나올 수 있습니다.
저의 첫 번째 실험은 이거였습니다. "블로그 원고 폴더 안의 모든 마크다운 파일을 훑고, 각 파일의 첫 문장을 뽑아서 한 파일로 모아줘." Cursor는 그 요청을 받아 Python 스크립트 하나를 만들어냈고, 실행하니 결과가 나왔습니다. 저는 그 코드를 다 이해하지 못했지만, 원하는 결과물은 손에 들어왔습니다.
🍳 요리 비유로 다시 이해해보기
시즌 2-6편에서 다뤘던 요리 비유를 다시 확장해보겠습니다.
- ChatGPT나 Claude: 셰프에게 조리법을 물어보는 상황. "이 요리 어떻게 만들어?"라고 물으면 조리법을 알려줍니다. 실제로 요리하는 건 여전히 사용자
- Cursor: 주방 안에 함께 있는 셰프. 사용자가 "이거 만들자"고 하면 셰프가 옆에서 재료를 손질하고, 필요한 부분은 사용자가 확인하며 진행. 실행 공간과 도구가 하나로 통합되어 있음
즉 Cursor의 차별점은 실행 환경 안에 AI가 내장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대화창을 열고 답을 받아 옮겨 붙일 필요가 없습니다.
🛠️ 제가 실제로 Cursor로 해본 것들
몇 주에 걸쳐 이런 것들을 만들어봤습니다. 개발자가 보면 "이게 무슨 프로젝트야" 싶을 수도 있지만, 비전공자로서는 각각 놀라움이 있었습니다.
하나, 노션 페이지 자동 저장 스크립트
- 원했던 것: 특정 노션 페이지를 매일 아침 로컬에 백업하고 싶다
- 진행: Cursor에게 "노션 API를 써서 특정 페이지를 마크다운으로 저장하는 스크립트 만들어줘"라고 부탁
- 결과: Python 스크립트 하나가 뚝딱 나옴. 저는 노션 API 토큰 만드는 법을 검색해서 붙였고, 실행하니 됨
둘, 블로그 초안 폴더 정리 스크립트
- 원했던 것: 원고 폴더가 뒤죽박죽이라 파일명 규칙을 자동으로 정리하고 싶다
- 진행: "폴더 안의 md 파일들을 '시즌2-번호편-주제.md' 형식으로 이름을 자동 정리하는 스크립트 만들어줘"
- 결과: 각 파일의 첫 헤딩에서 주제를 뽑아 파일명에 붙여주는 스크립트가 만들어짐
셋, 이력서용 프로젝트 요약 도구
- 원했던 것: 지금까지 만든 자잘한 스크립트들을 한 페이지로 요약해 이력서에 넣고 싶다
- 진행: 여러 스크립트 폴더를 통째로 열어놓고 "이 프로젝트들을 한 페이지 요약으로 정리해줘"
- 결과: 각 스크립트가 무엇을 하고, 어떤 기술을 썼는지 정리된 문서 초안이 나옴
이 세 프로젝트에서 저는 코드를 스스로 짜지 못합니다. 하지만 원하는 결과를 만들 수는 있게 됐습니다. 이 차이가 저에게는 크게 다가왔습니다.
💭 헤맸던 지점들도 정직하게 남겨두면
물론 순조롭기만 하지는 않았습니다. 몇 가지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하나, 코드가 잘못돼도 왜 잘못됐는지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Cursor가 만들어준 코드가 오류를 뱉을 때, 저는 그 오류 메시지를 읽고도 무슨 문제인지 잘 몰랐습니다. 다행히 Cursor 안에서 오류 메시지를 그대로 붙여 "이거 뭔데?"라고 물으면 원인과 수정안을 알려줍니다. 그런데 그 수정안이 또 다른 문제를 만들면 결국 사람이 어느 시점엔 감을 잡아야 하죠. 완전 자동은 아니고, 최소한의 이해가 뒤에 필요합니다.
둘, 결과물이 "돌아가는 코드"라고 해서 "좋은 코드"는 아닙니다.
몇 번은 Cursor가 만든 스크립트가 돌아가긴 했지만, 나중에 다시 봤을 때 지저분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특히 예외 처리나 오류 로그가 부족했죠. 만약 이걸 실제 프로덕션에 쓸 거였다면 큰 문제였을 겁니다. 개인용 스크립트에는 괜찮지만, 남에게 쓸 코드에는 여전히 사람의 리뷰가 필요합니다.
셋, 처음에는 큰 요청을 던졌는데, 나눠 던지는 게 훨씬 낫더라고요.
저는 처음에 "블로그 자동화 파이프라인 하나 만들어줘"라고 통째로 요청했습니다. Cursor가 이것저것 만들긴 했는데 완성도가 낮았습니다. 나중에 "1) 폴더 정리, 2) 각 파일 요약, 3) 노션 업로드"로 쪼개서 순서대로 요청하니 훨씬 좋은 결과가 나왔습니다. 작은 단위로 나눠서 요청하는 감각은 앞으로도 유지하려 합니다.
📊 Cursor를 다른 AI 도구와 비교하면
지금까지 시즌 2에서 다룬 도구들과 성격 차이를 표로 정리해보겠습니다.
구분 ChatGPT / Claude Cursor Notion AI
| 주 무대 | 웹 브라우저 대화창 | 편집기(파일 시스템 통합) | 노션 워크스페이스 |
| 실행 능력 | 답을 알려주는 수준 | 파일을 실제로 만들고 수정 | 노션 안 문서 조작 |
| 결과물 | 텍스트/코드 | 실제 실행 가능한 파일 | 노션 페이지 |
| 대상 사용자 | 누구나 | 코드에 관심 있는 누구나 | 노션 사용자 |
| 진입 장벽 | 낮음 | 중간 (편집기 익숙해지기) | 낮음 |
| 강점 | 아이디어 확장, 대화 | 실제 파일 만들기, 실행 | 팀 문서 통합 |
🔗 시즌 2 개념들과의 연결
시즌 2에서 다뤘던 개념들에서 Cursor의 자리를 살펴보면 재미있는 관찰이 나옵니다.
- 시즌 2-3편의 AI 에이전트 관점: Cursor의 최근 기능 중에 "에이전트 모드"가 있는데, 파일을 여러 개 훑고 여러 단계로 편집을 스스로 진행합니다. 실행자로서의 성격이 뚜렷합니다
- 시즌 2-4편의 컨텍스트 엔지니어링 관점: Cursor는 프로젝트 폴더 안의 파일들을 자동으로 컨텍스트로 삼습니다. 사용자가 파일을 굳이 붙여넣을 필요가 없죠
- 시즌 2-5편의 MCP 관점: 여러 도구를 연결하는 흐름과 Cursor가 결합되면 훨씬 강력해질 수 있습니다
즉 Cursor는 시즌 2에서 이야기했던 개념들이 실제로 손에 잡히는 형태로 결합된 도구입니다.
💭 비전공자로서 내린 결론
몇 주 굴려보고 정리한 관찰 세 가지입니다.
첫째, Cursor는 개발자만의 도구가 아닙니다. 대신 "코드를 만들어 뭔가를 하고 싶다는 의지"가 있는 사람에게 매우 유용합니다. 저처럼 자동화 스크립트가 필요한 비전공자, 스타트업의 비개발 팀원, 데이터를 만지고 싶은 마케터 같은 분들에게 특히 열립니다.
둘째, 코드를 짤 줄 몰라도 결과를 만들 수 있지만, 코드를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최소한 이런 감각은 자연스럽게 붙어야 합니다.
- 파일과 폴더의 구조가 눈에 들어와야 하고
- 오류 메시지를 두려워하지 않고 붙여넣을 수 있어야 하고
- "이 코드가 뭘 하려는 건지"를 대략 짚을 수 있어야 합니다
즉, 완전 비전공자가 매일 쓸 수 있는 도구는 아니지만, 비전공자가 개발자에게 한 발짝 다가서게 만드는 도구로는 매우 유효합니다.
셋째, Cursor를 쓰면서 저는 "코드를 짜지는 못하지만 코드를 다룰 수는 있다"는 새로운 자리를 발견했습니다. 이 자리가 저의 Technical Writer 경력과 잘 붙는다는 것도 함께 느꼈습니다.
🎯 Technical Writer와 DevRel 관점에서
Cursor 같은 도구가 확산되면서 흥미로운 흐름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개발자가 아닌 사람이 개발 관련 문서(API 문서, 라이브러리 사용법, 스크립트 예시)를 훨씬 잘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죠.
예전에는 "이 API 문서 읽고 뭘 만들어보라"고 하면 개발자만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Cursor 같은 도구 안에 그 문서를 열어두고 "이 API로 이거 해줘"라고 부탁하면, 비전공자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이 흐름은 Technical Writer와 DevRel의 역할을 미묘하게 바꿉니다. 이제 독자는 개발자만이 아니라, 개발자에 준하는 도구를 손에 든 비전공자까지 포함됩니다. 즉 문서를 쓸 때 "이 문서를 AI 편집기에 통째로 던졌을 때도 이해될까?"까지 고려해야 합니다.
DevRel의 시선에서 보면 이건 오히려 좋은 기회입니다. 지금까지 개발자 커뮤니티 안에서만 통용되던 지식이, 더 넓은 사용자층으로 확장되는 시점이거든요. 비전공자와 개발자 사이의 다리를 놓는 사람의 자리가 더 넓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정리
- Cursor란: VSCode 기반의 AI 코드 편집기. AI가 편집기 안에서 코드를 이해하고 편집을 도와줌
- 핵심 차별점: 실행 환경 안에 AI가 내장. 대화창과 편집기를 오가지 않아도 됨
- 비전공자 사용 경험: 코드를 스스로 짜지 못해도 원하는 결과는 만들 수 있음. 대신 파일 구조와 오류 메시지에는 최소한의 감이 필요
- 시행착오: 큰 요청은 나눠 던지기, 결과 코드는 리뷰하기, 완전 자동을 기대하지 않기
- 다른 AI와의 차이: 대화 위주 도구들과 달리, 실제 파일을 만드는 실행자
- 문서 관점: 개발 문서의 독자층이 확장됨. 비전공자도 코드에 다가서게 하는 다리 역할
다음 글에서는 지금까지 다양한 AI 도구들을 훑어봤으니, 시즌 2 초반에 다뤘던 개념 하나를 실제로 만들어보는 편으로 갑니다. ChatGPT에서 나만의 GPT 만들기입니다. 2편에서 개념을 다뤘던 그 기능을 30분 만에 손으로 만들어보는 튜토리얼로 준비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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