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7. 12. 00:43ㆍ시즌 2 | AI 도구와 실험

지난 편에서는 Notion AI를 15분 안에 감 잡는 튜토리얼을 다뤘습니다. 노션 안에 이미 쌓인 문서를 재료로 쓰는 도구라는 점이 결정적 차이라고 정리했었죠.
오늘은 결이 비슷하면서도 조금 다른 도구를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Anthropic이 만든 Claude에는 Projects라는 기능이 있는데, 요즘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이거 왜 이렇게 편하지?"라는 반응이 종종 등장합니다. 저도 최근 몇 주 동안 이 기능을 본격적으로 세팅해두고 쓰고 있는데, 처음에는 그냥 폴더 같은 건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며칠 굴리다 보니 왜 이게 편하다고 하는지 몸으로 이해가 됐습니다.
오늘은 그 이유를 정리해보겠습니다.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Claude Projects는 하나의 프로젝트 단위로 배경 지식과 대화를 묶어두는 작업 공간입니다.
여기서 "묶어둔다"가 핵심입니다. Claude를 그냥 쓰면 매 대화가 백지에서 시작합니다. 지난번에 무슨 얘기를 했는지, 어떤 파일을 참고했는지, 이 프로젝트에서 지켜야 할 톤이 뭔지, 매번 새로 알려줘야 합니다. Projects는 그걸 한 번 세팅해두면, 그 안에서 시작하는 모든 대화가 그 배경을 기본값으로 가지고 시작하는 구조입니다.
시즌 2-4편에서 다뤘던 컨텍스트 엔지니어링의 관점에서 보면, Projects는 컨텍스트를 재사용 가능한 단위로 저장해두는 그릇입니다.
🎬 A/B 실험: 같은 질문, 다른 결과
말로만 하면 감이 안 오니, 제가 실제로 해본 실험 하나를 옮겨두겠습니다.
같은 질문을 두 가지 방식으로 던져봤습니다.
- A 방식: 그냥 Claude에게 새 대화창을 열고 물어보기
- B 방식: "블로그 시즌 2 원고 작성"이라는 Project를 세팅해두고, 그 안에서 물어보기
던진 질문은 같습니다.
"시즌 2 6편 초안을 리뷰해줘. 이 블로그 톤에 맞는지, 어색한 부분이 있는지 짚어줘."
A 방식에서는 이런 답이 돌아왔습니다. "어떤 블로그이고 어떤 톤을 원하는지 알려주시면 더 도움이 됩니다." 즉, 톤이라는 게 뭔지 모르니 일반적인 리뷰만 해주는 것이죠. 결국 저는 톤 가이드를 다시 붙여넣고, 이전 편 링크도 붙이고, 하나씩 재료를 다시 세팅해야 했습니다.
B 방식에서는 다른 결과가 나왔습니다. 초안을 붙여넣자마자, Claude가 이렇게 답했습니다. "3편의 도입부와 비교했을 때 회귀 오프닝이 살짝 약합니다. 이 블로그 톤에서는 이전 편의 핵심 개념을 한 번 소환하는 게 리듬이 살아나는데..." 이런 식이었죠.
차이는 명확합니다. B에서는 프로젝트 안에 톤 가이드, 이전 편 원고, 시즌 목적이 미리 세팅되어 있었거든요. 매번 알려줄 필요가 없었던 것입니다.
🍳 요리 비유로 다시 이해해보기
시즌 2-4편에서 컨텍스트 엔지니어링을 "주방 세팅하기"에 비유했었죠. 그 비유를 이번에는 조금 다르게 확장해보겠습니다.
- 기본 Claude 대화: 그때그때 카페 하나를 새로 여는 상태. 매번 원두, 잔, 음악, 인테리어를 처음부터 세팅
- Claude Projects: 이미 오픈된 카페에서 매일 아침 문만 여는 상태. 원두, 잔, 음악은 이미 어제 세팅한 그대로
한 프로젝트를 열고 대화를 시작하는 순간, 저는 이미 그 카페 안에 있는 상태입니다. 뭘 얘기하든 그 카페의 결이 자동으로 깔려 있죠.
🛠️ 실제 Projects는 이렇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Claude 화면에서 사이드바를 보면 Projects 메뉴가 있습니다. 새 프로젝트를 만들면 세 가지를 세팅할 수 있습니다.
- 프로젝트 이름과 설명: 이 프로젝트가 뭘 위한 공간인지
- 커스텀 인스트럭션(Custom instructions): 이 프로젝트에서 Claude가 지켜야 할 규칙. skill.md와 성격이 비슷합니다
- 프로젝트 지식(Project knowledge): 첨부해두는 참고 자료들. PDF, 텍스트, 이미지 등을 넣어두면 대화 중 자동으로 참고합니다
여기서 커스텀 인스트럭션이 특히 중요합니다. 시즌 2-1편에서 다뤘던 skill.md의 감각이 그대로 적용되는 지점입니다. "이 프로젝트에서는 이런 톤으로 말해줘", "이 순서로 판단해줘" 같은 매뉴얼을 넣어두는 자리입니다.
프로젝트 지식은 더 실용적입니다. 예를 들어 저는 블로그 프로젝트에 이런 것들을 넣어두었습니다.
- 브랜드 컨셉과 톤 가이드
- 시즌 2 플랜 문서
- 시즌 1 레퍼런스 원고 몇 편
- 이번 시즌에서 이미 발행된 편들
이걸 다 넣어두니, Claude가 새 편 초안을 쓸 때 자동으로 이 자료들을 참고합니다. 매번 붙여넣을 필요가 없어지는 거죠.
📊 Notion AI, Claude Projects, 기본 Claude 비교
지난 편에서 다룬 Notion AI와, 오늘 다루는 Claude Projects, 그리고 기본 Claude 대화를 한 표로 비교해보겠습니다.
구분 기본 Claude Claude Projects Notion AI
| 배경 재료 | 매번 붙여넣기 | 프로젝트 안에 저장 | 워크스페이스 문서 자동 참고 |
| 컨텍스트 지속성 | 대화 단위로 리셋 | 프로젝트 단위로 지속 | 워크스페이스 단위로 지속 |
| 주 강점 | 자유로운 실험 | 반복 업무 세팅 | 이미 쌓인 기록 활용 |
| 세팅 부담 | 없음 (그때그때) | 초기 세팅 필요 | 노션 사용 중이면 자동 |
| 어울리는 상황 | 일회성 질문 | 톤/규칙 있는 반복 업무 | 팀 문서 검색과 요약 |
이 셋은 서로 대체재가 아니라 보완재에 가깝습니다. 저는 이렇게 나눠 씁니다.
- 아이디어 브레인스토밍이나 일회성 질문 → 기본 Claude (혹은 ChatGPT)
- 블로그 원고 작성, 이력서 튜닝처럼 반복되는 톤/규칙이 있는 업무 → Claude Projects
- 회의록 요약, 사내 문서 Q&A → Notion AI
🔗 skill.md와의 관계
여기서 시즌 2-1편의 skill.md 이야기가 다시 등장합니다.
Claude Projects의 커스텀 인스트럭션은 사실상 UI로 감싼 skill.md에 가깝습니다. 파일 하나를 별도로 만들고 관리하는 대신, Claude의 UI 안에서 프로젝트마다 인스트럭션을 저장해두는 방식이죠.
- skill.md 파일: 개발자가 관리하는 파일. 여러 도구/에이전트에서 재사용 가능
- Projects 커스텀 인스트럭션: Claude 안에서만 유효. 대신 UI가 편함
두 방식은 지향점이 같습니다. 한 번 잘 쓴 규칙을 반복 사용하자는 것이죠. 다만 파일 관리에 익숙한 개발자는 skill.md 방식을 선호하고, UI 안에서 완결하고 싶은 사용자는 Projects를 선호합니다.
Anthropic이 최근에 Skills 기능을 별도로 확장하는 것도 이 두 흐름을 하나로 이어보려는 시도로 저는 이해했습니다.
💭 몇 주 써보면서 진짜 편했던 순간들
Projects를 세팅해두고 나서 확실히 편해진 상황 세 가지를 꼽아보겠습니다.
첫째, 이력서 튜닝입니다. 저는 "커리어 문서"라는 프로젝트에 지금까지의 이력서, 자기소개서, 채용 공고 몇 개, 스타트업 지원 팁 문서를 넣어뒀습니다. 새 채용 공고가 뜨면 그 JD만 붙여넣고 "이 공고에 맞춰 이력서 어떻게 다듬을까?"라고 물으면, Claude가 제 현재 이력서 문장을 기억한 채로 답합니다. 매번 배경 설명을 안 해도 된다는 게 이렇게 편할 줄 몰랐습니다.
둘째, 블로그 원고 리뷰입니다. 위에 실험으로 보여드린 그 상황입니다. 초안만 붙여넣으면 됩니다. 톤 가이드나 이전 편 링크를 안 붙여도 됩니다. 사람이 놓치기 쉬운 일관성 체크(예: "이 표현은 3편에서 다르게 쓰였습니다")를 자동으로 해줍니다.
셋째, 학습용 노트 정리입니다. 예를 들어 "AI 에이전트 학습"이라는 프로젝트에 각종 아티클과 논문 요약을 넣어두면, "지금까지 정리한 것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개념 5개 뽑아줘" 같은 질문에 훨씬 정확한 답이 돌아옵니다.
💭 반대로 헤맸던 지점도 있었습니다
물론 만능은 아닙니다. 몇 가지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하나, 프로젝트를 너무 많이 만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신나서 주제별로 프로젝트를 다 만들어놨는데, 결국 안 쓰게 되는 프로젝트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지금은 딱 서너 개만 살려두고, 나머지는 정리했습니다. 프로젝트는 반복적으로 돌아올 업무에만 만드는 게 실용적입니다.
둘, 커스텀 인스트럭션을 너무 두껍게 썼습니다. 처음에는 규칙을 최대한 세밀하게 다 적어뒀는데, 그러니까 오히려 Claude가 헷갈리는 경우가 생기더라고요. 시즌 2-1편에서 "매뉴얼이 너무 두꺼우면 오히려 헷갈린다"고 썼는데, 정확히 그 상황이었습니다. 지금은 인스트럭션을 다이어트해서 핵심 원칙만 남겼고, 세부 예시는 프로젝트 지식 파일로 옮겼습니다.
셋, 프로젝트 지식이 오래되어 정확도가 떨어지는 것을 몰랐습니다. 시즌 2-1편이 v1에서 v2로 바뀌었는데, 프로젝트 지식에는 여전히 v1이 들어 있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지식 파일은 정기적으로 최신화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 Technical Writer와 DevRel 관점에서
Claude Projects를 조금 다른 각도로 보면, 이건 팀을 위한 지식 캡슐의 원형이라고 생각합니다.
Technical Writer의 일 중 큰 비중이 "팀이 반복하는 질문에 매번 답하지 않도록 문서를 만드는 것"입니다. 좋은 문서는 결국 팀원이 매번 같은 질문을 하지 않게 해주죠. Claude Projects의 감각도 정확히 같습니다. 한 번 세팅해두면 매번 같은 배경 설명을 하지 않아도 되는 구조를 만드는 것입니다.
즉, 좋은 프로젝트를 설계하는 감각은 좋은 문서를 설계하는 감각과 겹칩니다. 어떤 규칙을 어디에 넣을지, 어떤 자료를 얼마나 넣을지, 뭘 최신화해야 하는지 판단하는 감각. 이 감각은 Technical Writer가 이미 갖고 있는 근육입니다. DevRel로 옮겨간다면, 팀이 쓸 AI 프로젝트 템플릿을 잘 설계할 수 있는 사람의 자리가 점점 열릴 것 같습니다.
📌 정리
- Claude Projects란: 하나의 프로젝트 단위로 커스텀 인스트럭션, 프로젝트 지식, 대화 이력을 묶어두는 작업 공간
- 핵심 가치: 컨텍스트를 재사용 가능한 단위로 저장. 매번 배경 설명을 반복하지 않아도 됨
- 구성 요소: 프로젝트 이름/설명 + 커스텀 인스트럭션(skill.md 감각) + 프로젝트 지식(참고 파일)
- 다른 도구와의 관계: 일회성은 기본 Claude, 반복 업무는 Projects, 팀 문서 활용은 Notion AI로 나눠 쓰기
- 실전 활용: 이력서 튜닝, 블로그 원고 리뷰, 학습용 노트 정리에서 특히 유용
- 주의점: 프로젝트 남발 금지, 인스트럭션은 다이어트, 지식 파일은 정기 최신화
다음 글에서는 요즘 자주 등장하는 또 다른 AI 기능, Gemini Deep Research를 실제로 굴려보겠습니다. 이름 그대로 리서치를 대신해준다고 하는데, 정말 그런지 특정 주제 하나를 던져서 검증해볼 예정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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