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7. 12. 00:41ㆍ시즌 2 | AI 도구와 실험

지난 다섯 편에 걸쳐 skill.md, 나만의 GPT와 에이전트의 차이, AI 에이전트와 LLM과 챗봇의 구분, 컨텍스트 엔지니어링, 그리고 MCP까지 개념 위주의 이야기를 이어왔습니다. 오늘부터는 잠시 개념에서 내려와서, 실제로 손을 움직여보는 편으로 갑니다.
시즌 2의 첫 튜토리얼 주제는 Notion AI입니다. 노션을 이미 쓰고 계신 분이라면 사이드바 어딘가에 있는 그 반짝이는 별 모양 아이콘을 한 번쯤 눌러보셨을 겁니다. 그런데 "그래서 이게 뭘 하는 건데?"까지 감이 잡히려면 몇 번은 실제로 굴려봐야 하더라고요. 오늘은 처음 써보시는 분이 15분 안에 감을 잡을 수 있도록, 제가 실제로 밟은 순서를 그대로 옮겨두려 합니다.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Notion AI는 내가 노션에 이미 쌓아둔 문서와 데이터베이스를 재료로 쓸 수 있는, 노션 안에 내장된 AI 어시스턴트입니다.
이 문장의 핵심은 **"내가 이미 쌓아둔 문서를 재료로 쓴다"**는 부분입니다. ChatGPT나 Claude는 강력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여러분의 문서를 모릅니다. 매번 복사해서 붙여넣거나 파일을 첨부해야 하죠. Notion AI는 그 단계를 건너뜁니다. 이미 노션 안에 있는 회의록, 프로젝트 문서, 위키, 데이터베이스를 곧바로 참고할 수 있습니다.
시즌 2-4편에서 다뤘던 컨텍스트 엔지니어링의 관점에서 보면, Notion AI는 컨텍스트가 이미 노션 안에 쌓여 있다는 전제로 설계된 도구입니다. 배경을 새로 세팅할 필요 없이, 이미 있는 배경을 그대로 활용합니다.
🍳 요리 비유로 다시 정리해보면
시즌 2-4편에서 컨텍스트 엔지니어링을 "주방 세팅하기"에 비유했었죠. 그 비유를 이어서 써보겠습니다.
- ChatGPT나 Claude는 훌륭한 셰프인데, 여러분 집 주방에는 처음 오는 사람입니다. 냉장고에 뭐가 있는지, 여러분이 뭘 좋아하는지 모두 그때그때 알려줘야 합니다.
- Notion AI는 여러분 집에 오래 살아온 셰프입니다. 냉장고 위치, 자주 쓰는 팬, 지난주 장 본 재료를 다 알고 있습니다. "오늘 저녁 부탁해" 한 마디면 알아서 움직입니다.
물론 실력 자체는 외부 셰프(ChatGPT, Claude)가 더 좋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재료를 이미 알고 있다는 것의 편함은 다른 차원의 이야기입니다. Notion AI의 진짜 강점은 여기에 있습니다.
🛠️ 지금부터 15분 튜토리얼을 시작합니다
준비물은 딱 두 가지입니다.
- 노션 계정 (무료 계정도 Q&A와 몇몇 기능은 체험 가능하지만, 본격적으로 쓰려면 유료 애드온인 Notion AI가 필요합니다)
- 노션에 이미 있는 문서 몇 개 (없다면 튜토리얼 중에 하나 만들어서 실험합니다)
이 튜토리얼은 크게 다섯 단계로 나눕니다.
- 1단계: Notion AI 켜기
- 2단계: 페이지 안에서 글쓰기 도우미로 써보기
- 3단계: AI 블록으로 요약 자동화하기
- 4단계: 워크스페이스 전체를 검색하는 Q&A 써보기
- 5단계: 데이터베이스 안의 AI 속성 활용해보기
1단계: Notion AI를 켜는 곳부터 찾기
노션에서 AI를 부르는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저는 처음에 이 두 가지가 헷갈렸어요.
첫째, 오른쪽 아래의 별 모양 아이콘입니다. 어떤 페이지에서든 오른쪽 아래를 보면 반짝이는 아이콘이 있습니다. 이걸 누르면 대화창이 열리고, 워크스페이스 전체를 대상으로 질문을 던질 수 있습니다.
둘째, 페이지 본문 안에서 스페이스바입니다. 빈 줄에서 스페이스바를 누르면 AI 프롬프트가 뜹니다. 이건 지금 편집 중인 이 페이지에서 글을 쓰거나 다듬을 때 씁니다.
📸 [스크린샷 자리: 오른쪽 아래 별 아이콘과 페이지 안 스페이스바 프롬프트의 위치를 표시한 화면]
이 두 진입점의 차이는 나중에 다시 정리하겠지만, 지금은 이렇게 기억하시면 됩니다.
- 별 아이콘 → 워크스페이스 전체에 말 걸기
- 스페이스바 → 지금 이 페이지에서 손 놀리기
2단계: 페이지 안에서 글쓰기 도우미로 써보기
새 페이지 하나를 만들어서 실험해봅니다. 저는 "시즌 2 6편 초안"이라는 페이지를 하나 만들었습니다.
빈 페이지에서 스페이스바를 눌러보면 이런 옵션들이 뜹니다.
- 글쓰기(Write): 특정 주제로 초안 생성
- 아이디어 브레인스토밍(Brainstorm ideas): 아이디어 목록 뽑기
- 개요 작성(Outline): 목차 뽑기
- 블로그 포스트 초안, 회의 안건, 소셜 미디어 게시물 등 템플릿형 옵션
여기서 저는 "블로그 포스트 초안"을 눌러봤습니다. 그리고 "노션 AI를 처음 써보는 사람에게 15분 안에 감을 잡게 해주는 튜토리얼"이라고 주제를 입력했죠.
결과는? 솔직히 말씀드리면 그대로 쓸 만한 초안은 아니었습니다. 톤도 제 블로그와는 결이 다르고, 구조도 뻔했습니다. 그런데 이걸 실패라고 부르기엔 이릅니다. 초안 생성의 진짜 가치는 백지 공포를 없애주는 것이거든요.
여기서 헤맸던 지점: 처음에는 결과물이 완벽하지 않다는 이유로 실망했습니다. 그런데 몇 번 써보니, 이건 완성품을 뽑는 도구가 아니라 첫 문단 벽을 뚫어주는 도구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완벽한 초안이 아니라 시작할 수 있게 해주는 도구로 생각하면 훨씬 유용합니다.
3단계: 이미 있는 글을 다듬을 때가 진짜 유용합니다
Notion AI가 개인적으로 가장 자주 도움을 준 순간은 이미 써둔 글을 다듬을 때였습니다.
이미 쓴 문단을 드래그로 선택하고, 위에 뜨는 아이콘 중에 **"AI에게 물어보기(Ask AI)"**를 누르면 이런 옵션들이 뜹니다.
- 개선하기(Improve writing)
- 문법과 맞춤법 고치기(Fix spelling and grammar)
- 짧게 줄이기(Make shorter)
- 늘여쓰기(Make longer)
- 톤 바꾸기(Change tone) — 프로페셔널, 캐주얼, 자신감 있게 등
- 번역(Translate)
- 요약(Summarize)
- 액션 아이템 뽑기(Find action items)
📸 [스크린샷 자리: 문단 선택 후 뜨는 "AI에게 물어보기" 메뉴의 옵션 목록]
특히 액션 아이템 뽑기는 회의록을 정리할 때 정말 유용했습니다. 회의록을 통째로 붙여넣고 이걸 실행하면, "누가, 언제까지, 뭘 하기로 했다"가 정리되어 나옵니다. 회의 끝나고 팀 슬랙에 공유할 요약을 만들 때 저는 이걸 거의 매번 씁니다.
4단계: 워크스페이스 전체를 검색하는 Q&A
여기서부터가 Notion AI가 다른 AI 도구와 진짜로 다른 지점입니다.
오른쪽 아래 별 아이콘을 누르면 대화창이 열립니다. 여기에 이런 질문을 던져봅니다.
- "지난달 회의록에서 결정된 사항들만 정리해줘"
- "OKR 문서에서 내가 담당인 항목만 뽑아줘"
- "지난 분기 회고에서 반복적으로 나온 문제가 뭐야?"
Notion AI는 여러분 워크스페이스 안에 있는 문서들을 실제로 검색해서 답합니다. 답변 아래에는 참고한 페이지 링크가 함께 붙어 나옵니다. 이 부분이 중요합니다. 그냥 그럴싸한 답을 지어내는 게 아니라, 실제 어떤 문서를 봤는지 근거를 보여준다는 것이죠.
📸 [스크린샷 자리: Q&A 답변 아래에 참고한 노션 페이지 링크들이 함께 붙어 나오는 화면]
저는 처음에 이 기능을 얕봤습니다. "결국 검색이랑 뭐가 다르지?" 싶었거든요. 그런데 실제로 써보니 검색은 키워드가 일치하는 페이지를 찾아주는 것이고, Q&A는 여러 페이지의 내용을 조합해서 답을 구성해주는 것이었습니다. 이 차이는 생각보다 큽니다.
5단계: 데이터베이스 안의 AI 속성으로 반복 작업 없애기
마지막 단계입니다. 여기서부터는 "이거 진짜 시간 아껴주네"라는 감이 옵니다.
노션 데이터베이스에서 새 속성(Property)을 추가할 때, 최근에는 AI 요약, AI 자동 채우기, AI 번역 같은 옵션이 들어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독서 목록"이라는 데이터베이스가 있고, 각 행에 책 이름과 내가 쓴 감상문이 들어 있다고 해봅시다. 여기에 AI 요약 속성을 추가하면, 각 행의 감상문을 자동으로 한 줄 요약으로 만들어서 별도 컬럼에 채워줍니다.
- 이전: 100권을 다 읽고 요약 100개를 손으로 쓰기
- 이후: 요약 속성 하나 추가하면 100개 자동 생성
📸 [스크린샷 자리: 데이터베이스에 AI 요약 속성을 추가하고 각 행에 자동 요약이 채워진 화면]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AI가 채운 내용은 정확도가 100%는 아닙니다. 저는 이걸 초안으로 취급하고, 중요한 행은 눈으로 확인한 뒤에 확정합니다. 특히 사실관계가 중요한 문서(법률, 계약, 재무 관련)에서는 반드시 검토를 거치는 게 안전합니다.
📊 Notion AI를 다른 AI 도구와 비교하면
여기까지 오면 자연스럽게 이런 질문이 생깁니다. "그럼 ChatGPT나 Claude 대신 Notion AI만 쓰면 되나?"
제 대답은 **"둘 다 씁니다"**입니다. 왜 그런지 표로 정리해보겠습니다.
구분 Notion AI ChatGPT / Claude
| 재료 접근성 | 내 노션 문서에 즉시 접근 | 매번 붙여넣기 or 파일 첨부 |
| 답변 품질 | 문서 검색과 요약은 매우 강함 | 창의적 글쓰기, 논리적 추론은 대체로 더 강함 |
| 워크플로 통합 | 이미 쓰는 노션 안에서 완결 | 별도 앱을 오가야 함 |
| 강점 | 조직/개인의 기록 위에서 판단 | 새로운 아이디어와 확장된 대화 |
| 약점 | 노션 밖 정보에는 상대적으로 약함 | 내 맥락을 매번 알려줘야 함 |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Notion AI는 이미 쌓아둔 것에서 뭔가를 꺼낼 때 강하고, 다른 AI들은 새 걸 만들 때 강합니다.
💭 15분 실습을 마치고 느낀 세 가지
몇 주 써보면서 정리된 관찰입니다.
첫째, Notion AI의 진짜 힘은 워크스페이스에 문서가 쌓여 있을 때 나옵니다. 신규 계정에서 이 도구를 켜면 별로 감동이 없습니다. 하지만 1년 넘게 쌓아둔 회의록, 프로젝트 문서가 있는 워크스페이스에서 Q&A를 쓰면 다른 세상이 열립니다. 즉 평소에 잘 기록하는 사람에게 가장 큰 레버리지가 있는 도구입니다.
둘째, 완성보다 초안입니다. AI가 만든 결과물을 그대로 쓰겠다고 생각하면 실망하기 쉽습니다. 백지에서 벗어나는 도구, 다듬어야 할 재료를 빠르게 얻는 도구로 접근하는 게 좋습니다.
셋째, 가장 자주 반복하는 일부터 자동화 대상으로 두세요. 저는 회의록 요약, 액션 아이템 추출, 문법 정리 이 세 개를 습관으로 만들었습니다. 나머지는 필요할 때만 부릅니다. 모든 걸 AI에게 맡기려 하면 오히려 손이 더 많이 갑니다.
🎯 Technical Writer와 DevRel 관점에서
Notion AI는 사실 팀 위키의 미래 형태를 미리 보여주는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시즌 1에서 다뤘던 것처럼, 좋은 팀 위키의 조건은 "필요한 정보를 필요한 때 꺼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위키가 커질수록 이 조건이 무너집니다. 문서는 쌓이는데 검색은 정확히 안 되고, 결국 팀원들은 "어차피 못 찾을 텐데"라며 위키를 안 열게 됩니다.
Notion AI 같은 도구가 자리 잡으면, 이 문제가 근본적으로 다르게 풀립니다. 문서가 쌓이는 것 자체가 자산이 되는 시대로 넘어가는 것이죠. 잘 쓴 문서 하나가 나중에 AI가 답을 만들어낼 재료가 되니까요.
DevRel과 Technical Writer의 자리에서 보면, 이 흐름은 오히려 반갑습니다. 문서 품질의 가치가 되살아나는 시점이니까요. AI가 참고할 수 있는 좋은 재료를 만드는 사람의 가치는 앞으로 계속 커질 것 같습니다.
📌 정리
- Notion AI란: 노션에 이미 쌓아둔 문서를 재료로 쓸 수 있는, 노션 내장 AI 어시스턴트
- 두 진입점: 오른쪽 아래 별 아이콘(워크스페이스 전체 Q&A) + 페이지 안 스페이스바(글쓰기 도우미)
- 5단계 사용법: AI 켜기 → 초안 만들기 → 이미 있는 글 다듬기 → 워크스페이스 Q&A → 데이터베이스 AI 속성
- 다른 AI와 차이: 내 문서를 이미 알고 있다는 것이 결정적 차이. 컨텍스트 엔지니어링이 이미 되어 있는 상태
- 가장 실용적인 활용: 회의록 요약, 액션 아이템 추출, 문서 다듬기 — 반복하는 것부터
- 팀 관점: 문서가 쌓이는 것 자체가 자산이 되는 워크스페이스의 미래 형태
다음 글에서는 요즘 개발자들 사이에서 "이거 왜 이렇게 편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는 Claude Projects 이야기를 다뤄보겠습니다. 저도 최근에 이 기능을 본격적으로 세팅해보고 있는데, 오늘 다룬 Notion AI와는 또 다른 결의 편함이 있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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